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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부동산 통계


<매일경제> 에서 퍼왔습니다.

건설업계가 또 들썩이고 있습니다. 언론은 미분양 물량이 근 8년래 최고치라며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아우성입니다. 도급순위 191위인 세종건설이 부도를 냈다며 얼른 규제를 풀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건설업체 살려주지 않으면 마치 나라가 부도날 것처럼 시끄럽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보고 계시나요?
최근까지 한국 언론은 노무현 정권 들어서 공급 물량이 줄어들었다며 핏대를 세웠습니다. 주택가격 상승이 공급 부족 때문이라고 진단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이에 비례해 미분양 물량은 늘어났습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해서 가격이 올라간다는 진단과는 아귀가 안 맞았죠.

그러더니 수도권의 공급 부족이 문제라고 비켜갔습니다. 수도권으로 인구가 계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에 수도권에 대한 공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수도권도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8월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전월 대비 1411가구가 늘어났습니다. 대체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주류 언론의 공급 부족론 타당한 진단인가?

근래 몇 년간 폭등한 아파트 가격을 잡기 위해 업계 측은 공급확대론을, 시민단체 측은 가수요 억제론을 펼치며 팽팽하게 대립했습니다. 정부는 이 두 가지 정책을 병행했지요. 그 때문에 양측으로부터 비슷한 총량의 비난을 받았습니다.

공급확대론의 근거는 김대중 정부 때부터 줄어든 연간 공급 물량이었습니다. 특히 규모를 늘려가려는 수요에 맞춰 중대형 물량의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소형 물량 공급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2005년 수도권 공급물량은 19만8000호에서 2006년 17만2000호로 줄어들었습니다. 이것이 2006년 가격상승의 주범이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가수요(투기수요) 억제론은 주택가격 거품론에 기반하고 있었죠. 실수요 위주로 주택시장을 재편하기 위해 시민단체 측은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를 강화(종부세, 양도세 등)함으로써 상대적 공급물량을 늘여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주택자가 주택을 팔면 수십만 가구가 시장에 쏟아진다는 논리였습니다.

일단 저는 투기수요 억제론 쪽의 입장을 지니고 있습니다. 실제로 공급 물량을 충분히 늘여갔음에도 좀체 주택 가격은 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분양가가 주범이었습니다. 주변 시세에 따라 분양가를 책정하는 탓에 분양가가 떨어질 리가 없죠. 주택업체의 공급 곡선과 실수요자의 예산선이 접점을 찾지 못하니 실수요자가 다가가지 못할 수밖에요. 이를 투자 혹은 투기수요가 매워왔던 형국이었습니다.

제동이 걸렸습니다. 분양가상한제가 그 원인이었습니다.

분양가 인하→수요증가→공급확대로 이어지는 연역적 공급론이 아니라 공급확대→가격 하락 →수요 증가라는 귀납적 공급론에 늘 기대고 있습니다. 건설경기에 목숨을 걸고 있는 언론도 동조했지요. 그러니 정상적인 공급론이 자리잡을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왼쪽 그래프를 보시기 바랍니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났지만 가격이 떨어진 곳은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강원, 충북 정도입니다. 미분양 물량이 한 달새 1300여호나 늘어난 경북, 1411호가 늘어난 경기도도 모두 가격이 올랐습니다. 특히 가격이 많이 올랐던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아파트 가격을 떨어진 곳은 손꼽을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공급확대론은 설득력이 있을까요? 확대해서 주택 가격이 떨어질 수만 있다면, 또 그 가격이 실수요자들이 과도한 대출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규모라면 공급 확대론에 찬성할 것입니다. 실수요자의 예산선과 만나지 않는 공급은 무의미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가격은 왜 안 내리고 부도만 낼까?

왜 세종건설은 부도를 냈을까요? 정부는 분명 지난 4월 주택건설업체의 이윤율을 6.5% 선까지 보장해준다고 선언했습니다. 상장업계 평균 이윤율을 감안한 수치입니다. 그럼에도 세종건설은 부도를 냈습니다. 왜 일까? 6.5%로는 벌어먹기 힘들다는 얘기가 아닌가 합니다.

이럴 바에 차라리 부도 내고 현 시점에서 사업을 정리하는 게 남는 장사일 수도 있습니다. 분양가를 내려서 이윤율을 까먹을 바엔 부도 내고 사업 접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벌 만큼 벌었고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호락호락하지 않으니 사업을 접는 게 낫다는 얘기겠지요. 부도 내고 청산해도 부도액을 상쇄할 만한 자산을 가지고 있다면 밑지지는 않겠죠. 건설경기가 어려운 지방업체일수록 이러한 유혹에 넘어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당장 일자리 문제를 걸고 나올 것이고, 다시 주택경기 부양을 위해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할 것입니다. 그때 다시 건설업체를 창업하면 될 일입니다.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죠. 네트워크가 끊어지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중소규모 건설업체는 기본적으로 꾸준한 일거리가 없으면 도산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기술개발을 하기엔 자금이 부족하거나 철학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 건 대박 터뜨리고 정리해도 나쁜 사업은 아닙니다. 때문에 업종 전환을 하기도 하죠.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간과하고 무작정 다시 건설경기 침체를 우려하며 과도한 규제 완화에 나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다시 공급확대론을 들먹이며 미분양 물량을 늘이는 우를 범해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주택가격 추이를 살펴본 뒤, 실수요자 위주로 주택산업이 재편되면 그때 규제를 탄력적으로 적용해도 될 일입니다. 성급하게 건설경기 부양론을 뿜어내는 언론들의 호들갑에 우왕좌왕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다른 의견이 있으면 기다리겠습니다.
Posted by 몽양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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