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강 : 15일 0시 29분]

이종님 성공회대 연구교수는 <신문과 방송> 3월호에서 방송과 신문의 황색 저널리즘을 비판하는 글을 기고했습니다. 이 교수는 이 글에서 연예인들의 자살, 가정폭력 문제를 다루는 방송과 포털의 태도를 비판하면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습니다.
“사회적 문제와 가치판단이 요구되는 의제와 결합되는 가정폭력이나 자살 등과 같은 사건을 다룰 경우 본질적 접근보다는 연예인의 사생활 중심으로 치우치게 되는 현재의 보도관행과 방향성을 문제 삼는 것이다.”
저널리즘의 가치를 망각한 채 사건의 본질에 접근하는 기사에 집중하기보다는 현상적 문제, 혹은 중계식 보도에 매몰되는 경향을 비판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자살보도에 대한 일반 원칙을 깡그리 무시한 채 오로지 ‘읽힐 것’을 바라보고 콘텐트를 생산하는 연예CP 그리고 이를 속보성 등의 이유로 자연스럽게 흡수하는 포털의 공생 관계가 낳은 기형적 구조의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이와 관련해 주목할 만한 것인 한국언론재단의 2006년 국민 뉴스소비 조사입니다. 그 요약문의 한 대목을 인용하겠습니다.
“인터넷의 다른 뉴스매체 대비 상대적 우월성을 포털뉴스를 중심으로 보면 검색용이성이 38.6%로 가장 높고, 다음이 정보습득효율성(32%), 내용다양성(26%), 정보량(26%)이다. 사실 다양한 정보 검색이 가능하다는 것도 인터넷의 기술적 속성이 아니면 가능하지 않은 것이라고 보면 포털 뉴스소비자는 대체로 인터넷의 기술적, 물리적 속성이 가진 편의성, 다양성, 임의성에 길들여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인터넷 포털이 다른 뉴스매체에 비해 우월한 점으로 ‘검색기능’(71%) ‘이용편의성’(51%) ‘연관 뉴스 검색’(36%) ‘사진.동영상’(22.3%), ‘신속정보’(21%) 요인을 들었고 다양성(11%), 심층성(4.6%)은 낮게 평가했다. 인터넷이 20대를 중심으로 주요 매체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뉴스의 품질이나 내용보다 뉴스매체가 원래 가진 기술적이고 물리적 속성이 뉴스매체의 세대교체, 기능대체를 일으키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2006년 국민의 뉴스소비 요약문)
두 번째 문단을 먼저 봐주셨으면 합니다. 인터넷 포털이 다른 뉴스매체에 비해 우월한 점으로 독자들은 검색기능, 이용편의성, 연관 뉴스 검색, 사진·동영상 등등을 꼽고 있습니다. 정작 뉴스의 질과 관련된 다양성과 심층성은 낮게 평가됐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포털이 거의 모든 신문 매체의 뉴스를 포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서 이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간의 일반적인 인식은 포털이 다양한 매체의 다양한 뉴스, 그리고 심층적인 기획물을 언제든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습니다.

하지만 정작 독자들은 이 부분을 타 매체 대비 우월성으로 인지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양성과 심층성이 포털의 타 매체 대비 우월성에서 낮게 평가되고 있는 것은 독자들이 굳이 포털뉴스에서 심층성과 다양한 뉴스를 선택해 보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해가 가능할 것입니다. 많다고 다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뜻으로도 풀이가 가능할 것입니다.
오히려 TV나 신문사닷컴이 보유하고 있지 않은 검색기능, 동영상과 사진 콘텐트 관람의 용이성 등 테크놀로지 측면이 더 우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깔끔한 한국적 검색편집으로 유명한 네이버가 뉴스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르겠네요. 이쯤에서 또 다른 조사 결과를 인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신이 관심가진 뉴스를 얻기 위해 선택하는 매체를 보면 모든 분야에서 지상파TV뉴스를 통한 정보습득이 가장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상파 TV뉴스는 정치, 날씨, 사회, 자연재해/사고, 스포츠뉴스에서 강점을 보이고 라디오 뉴스는 교통/도로상황 정보습득에, 신문은 정치>만화/소설>경제>부동산/재테크>사회 뉴스 습득에, 인터넷 포털뉴스는 연예>여가/취미 정보습득용으로 선호되고 있었다.”(2006년 국민의 뉴스소비)
위 결과에서 보듯, 독자들은 뉴스 포털에서 연예, 여가/취미용 기사를 주로 보고 있습니다. 포털뉴스가 전 분야 뉴스가 아니라 연예나 여가/취미 뉴스의 관문이 되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이종님 교수의 비판과 맥락이 닿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이러한 뉴스소비 패턴이 고착화된다면 포털 뉴스는 연예와 취미, 스포츠가 중심이 되는 뉴스서비스에 치중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이는 곧 포털뉴스에 저널리즘을 접목시키는 작업이 소모적인 실험으로 그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포털뉴스 서비스가 어떠한 경향성을 띠며 변해가게 될지, 저널리즘과의 생산적 접목이 가능할지 두고 봐야 할 대목인 듯 보입니다.(전 개인적으로 포털뉴스와 저널리즘과의 결합은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예측해 봅니다.)
Posted by 몽양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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