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 오늘도 포스팅을 하는군요.

오늘은 독일출판협회 관계자 13명과 미팅을 다녀온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외국인 앞에서 브리핑을 한 거였습니다.(청담동 소프트뱅크 사무실에서) 이 짤막한 브리핑 20~30분을 준비하기 위해 영문 PPT 자료 20페이지를 만들었는데요. 일요일까지 반납해야 했습니다. 좋아하던 저녁 술도 마다하고 말이죠.^^

이날 만난 독일출판협회(VDZ) 관계자들은 독일의 주요 잡지, 언론사, 벤처캐피털 임원들이었습니다. 대략 나이대는 40~50대 정도 돼보였고요. 한국 언론이나 대기업의 임원들처럼 그렇게 권위적이어 보이진 않았습니다.

브리핑은 우리말로 진행했습니다. 제 어설픈 영어실력으로 오해를 사느니 통역을 통해 명확하게 제가 근무하는 회사를 알리고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통역은 태우님이 해주셨습니다. 유창한 영어 실력에다 제 직장에 대한 이해가 높아서 저로선 한결 부담이 없더군요.

이들이 방한한 목적은 한 가지였습니다. 잡지나 신문 등 페이퍼 언론의 침체를 어떻게 돌파할 것이냐에 대한 인사이트를 한국에서 얻고 싶었다고 합니다. 한국 언론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거기서 힌트를 얻으려고 한 것이죠. 이를 위해 다른 언론사나 포털들을 다 방문해봤다고 합니다. 나름 이들이 내린 결론은 '네이버 검색'밖에 없다는 반응이라고 하네요.

이들의 고민은 매우 현실적이었습니다. 제게 돌아온 질문을 통해서 보건데 말이죠. 광고를 집행하는 기업의 광고 지출액이 얼마인지, 태터앤미디어는 거기서 얼마를 벌었는지, 그리고 블로거들에겐 어느 정도의 수익을 공유하고 있는지를 궁금해했습니다.

특히 블로그 네트워크에 결합한 블로거들이 나중에 특정 언론사(이날 다녀온 한 메이저 언론사를 언급하며)가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스카웃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제게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블로거들은 독립성과 자율성, 다양성을 생명으로 하고 있기에 언론사 종속적인, 논조에 종속적인 언론사를 쉽게 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저는 답변을 했답니다. 그리고 독립형 블로그 미디어로도 앞으로 1-2년 안에 비교적 높은 연봉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적절한 답변이었을까요?)

브리핑과 질의응답이 끝난 뒤엔 간단한 토론도 진행됐습니다. "한국 언론을 둘러본 소감이 어떠냐"라는 질문에 방한단의 대표는 "부수 감소, 광고 침체라는 어려운 환경은 독일과 거의 같다"고 하더군요. 그런 가운데 한국 언론은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기술(Technology)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독일 언론은 온라인 전략이 그렇게 비중이 높다거나 하지는 않은 모양이더군요. 특히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페이퍼에서 줄어든 수익을 웹에서 보완하는 모델을 한국만큼 역동적으로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 이들은 한국의 언론을 보면서, 포털을 둘러보면서 기술적 타개책에 깊은 인상을 받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또, 독일의 블로고스피어는 어떠냐고 물어봤는데요. 한국만큼 블로거를 모아서 미디어를 만들어낼 만큼 활성화되지는 않았다고 답변하더군요. 하지만 한 언론사 기자가 자기 블로그를 통해 매체 비평을 했는데, 이 블로그가 자기가 몸담고 있는 언론사보다 더 많은 트래픽을 받아 화제가 됐다는 일화도 소개해주셨습니다. 여튼 한국의 인터넷의 역동성에 감명을 받은 듯 보였습니다.

독일 언론인들과의 만남은 제게도 가슴 떨리는 기억으로 남을 것 같네요. 저널리스트로서 살아오다 이젠 경영진의 입장에서 이제 지속가능한 미디어를 만들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점, 제 관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 한국에서 발화하고 꽃을 피워가고 있는 태터앤미디어와 같은 시민저널리즘 모델을 소개할 수 있었다는 건 영광이기도 했고요.(그들은 grassroot 저널리즘이라는 용어에 익숙하더군요.)

참고로 독일에선 Grassroot 저널리즘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적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저희 쪽에 많은 관심을 보였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여튼, 태터앤미디어와 독일출판협회의 만남을 주선해준 태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통역에 홍보까지 해주셨으니 고마울 밖에요.

제가 만든 영문 ppt 자료는 부끄러워서 공개 안할 참입니다. ^^
Posted by 몽양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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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ADbyAD.com BlogIcon ADbyAD.com 2009.02.11 20: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포스트를 ADbyAD.com 전면에 링크 하였습니다. 문제가 있으면 ADbyAD.com 게시판에 글을 써주십시오.

  2. Favicon of http://ADbyAD.com BlogIcon ADbyAD.com 2009.02.11 20: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블로고스피어라고 오타 내셨네요.

  3. Favicon of http://ADbyAD.com BlogIcon ADbyAD.com 2009.02.11 20:2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니군요 제가 잘 못 알았네요 ;;

  4. Favicon of https://highconcept.tistory.com BlogIcon 하이컨셉 2009.02.11 20:5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에잉, PPT 공개하시지 그래요? 보고 싶은디 ...

    • Favicon of https://dangun76.tistory.com BlogIcon 몽양부활 2009.02.12 10:5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하하하. 이거 부끄러워서요. 다음에 태터앤미디어 영문 자료로 재작성되면 그때 공개하도록 할게요. 제 영어 실력이 떨어지는지라...

  5. Favicon of https://mewonderland.tistory.com BlogIcon 집앞카페 2009.02.11 2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진짜.. PPT 보고 싶네요. 독일은 특히 신문값이 굉장히 비싸서.. 잘 안사보는 것 같어요. 침체가 더 빨리 진행되고.. 포럼이 활성화 되어 있더구만요. 홈리스들이 발행하는 신문이 있다는 것도 재미있고.

  6. Favicon of https://seoulrain.tistory.com BlogIcon aserai 2009.02.12 11: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아무말 없는 사람보다,

    뭔가 있지만, 안 보여줄거야.. 하는 사람이 싫어요..


    구경시켜 달란 말이에요 ^^

  7. Favicon of http://blog.daum.net/yama1417 BlogIcon skin science 2009.02.12 14:1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ppt 공객하기 운동하나요^^
    아무튼 블로그를 통해 다시 한번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나라가 되는 계기가 되었음 합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테터앤미디어와 같은 적극적으로 블로그산업을 이끄는 기업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8. Favicon of http://ntnote.tistory.com BlogIcon 멀뚱이 2009.02.12 16: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부러우면 독일도 티스토리 서비스하던가. ㅋㅋ

  9. 2009.05.20 03:13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