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두번째부터 천정배 의원, 김재홍 전 의원, 문병호 의원, 이종걸 의원, 정운현님, 김희선 전 의원. 19일 민생모임 조찬 스터디에 참석한 민주당 전현직 의원들.


오늘(19일) 오전(7시30분) 민주당 '민생모임' 조찬 강연에 다녀왔습니다. 이 모임의 한 분이 정운현님(태터앤미디어 대표)께 '정치인과 블로그'에 대해 강연을 부탁했는데요. 저는 정운현님의 도우미 자격으로 이 자리에 함께 가게 됐습니다. 새벽 5시 30분부터 일어나서 부산을 떨었더랬습니다.

천정배, 문병호, 이종걸 의원과 김재홍, 김희선 전 의원 등 6명이 참석했습니다. 이외에도 제종길 의원, 최재천 전 의원 등이 함께 활동하고 계신다더군요. 강연은 여의도의 조그마한 오피스텔에서 진행됐습니다.

김희선 전 의원은 아침 식사로 만두국을 손수 준비해주시더군요.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직접 만드신 매실 소스도 맛깔 났고요. 김 전 의원 덕분에 아침은 든든하게 떼울 수 있었습니다.

"바쁜 척 말고 스케줄 구조조정하라"

강연 주제가 주제이니만큼 블로그 얘기를 안할 수 없겠죠. 정운현님은 헬스로그와 허핑턴포스트 등의 사례를 들며 정치인에게 직접 블로깅에 나서라고 요청했습니다. 특히 권위의식을 버리고 보좌진에게 시키지말고 솔직하게 자기 얘기를 쓰시라고 주문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많은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데, 과시적인 행사가 아니라면 스케줄도 구조조정하라고 강조하셨죠.

터놓고 얘기가 오갔습니다. 왜 국회의원들은 블로깅을 하지 않느냐고 말이죠. 천정배 의원의 답은 간단했습니다. "능력이 없기 때문"이랍니다.(솔직히 목포 3대 천재의 입에서 이런 진단이 나올지 전혀 예상 못했습니다.) 말인 즉슨, 국회의원들은 글쓰기에 대해 부담을 가지고 있답니다.  글 쓰는 능력이 부족해 보좌진을 시키는 거라고 합니다.

하물며 직접 블로깅을 하려니 글쓰기 능력이 따라주지 않아 슬쩍 두렵다라는 겁니다. 일반인들도 블로깅을 하기 전에 이러한 고민에 빠지곤 하는데, 국회의원들이라고 다를 건 없나 보더군요.

그리곤 이런 얘기를 하시더군요. "나도 블로그를 운영한지는 2-3년 됐다. 하지만 내 블로그에 가본 지는 참 오래됐다" 본인이 본인 블로그를 관리하지 않는다는 얘기였죠.

문병호 의원은 이런 질문을 하시더군요. "이번 대선과 총선을 겪어봤는데, 생각보다 인터넷의 힘이 강하진 않은 것 같더라. 왜 그렇다고 보느냐" 여기에 대한 정운현님의 답변은 다음에 소개해드리도록 하고요.

천정배 "글쓰는 능력이 없어서다"

김재홍 전 의원은 이 말에 "인터넷은 소선구제에 직접적 도움이 되지는 않는 것 같다. 당장 지역의 여론을 바꾸는데는 한계가 있으니까"라고 받으시더군요. 대선과 같은 전국적 선거국면에서는 여론 견인하고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지역단위에선 블로그 등의 영향력이 발휘되지 못한다는 진단이었습니다. 오바마의 사례를 소개하며 반박하려고 했는데 그 틈을 찾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블로거뉴스에 대해 소개를 했습니다. 역시나 전혀 모르고 계시더군요. 블로거뉴스의 순방문자수가 얼마이고 그 영향력이 어디에까지 미치는지. 이 설명을 하는 와중에, 청와대가 한 파워블로거를 영입해 블로그 포스팅을 꾸준하게 적극적으로 이어가고 있고, 블로거뉴스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는 얘기를 했더니 귀를 쫑긋 세우시더군요. 역시나 정치인들은 정치적 정적에 예민하게 반응하더군요. 김재홍 전 의원은 "우리 모임도 파워블로거를 영입해서 한번 해봐야겠다"고 장단을 맞춰주시더군요.

나간 김에, 이런 제안도 했습니다. "왜 '국회의원인 내가, 해머를 들 수밖에 없었던 까닭' 이런 글을 써보내지 않느냐"고 말이죠. 어제 국회 난장판 사건, 그 해머 사건의 주인공인 문학진 의원이 직접 블로그에 본인이 해머를 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쓴다면? 기존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국회 파행의 여러 뒷얘기들을 독자들도 직접 들을 수 있는 창구가 열릴 겁니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셨습니다. "문 의원에게 한번 물어봐야겠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더군요.

왜 '국회의원인 내가 해머 든 까닭' 포스팅 못하나

강연은 비교적 재미나게 끝이 났습니다. 이른바 '정치백수'들이 모여서 팀블로그를 한번 만들어보겠다고 결의를 다지시더군요.(정운현님의 제안이기도 했습니다.) 물론 어떻게 될지는 모릅니다.

천정배 의원은 "언제 블로거들과 함께 간담회를 하는 게 어떠냐"는 정운현님의 제안에 대해 흔쾌히 승락을 하셨습니다.(만약 간담회 한다면 참여하실 블로거분들 계시나요?) 천 의원은 "글을 잘 안되지만 그래도 말은 된다"면서 기껍게 받아주셨습니다.

사실, 미국의 20대 뉴스사이트로 성장한 허핑턴포스트, 그 창업자인 애리아나 허핑턴은 2003년 무소속으로 보궐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있는 정치인입니다. 물론 오랜 시간 칼럼니스트라는 직함을 달고 있었지만 그 또한 정치에 입문한 경력을 이력에서 빼놓아서는 안되겟죠. 다른 시각으로 보자면 허핑턴포스트는 정치인이 매체를 만들어 일반 뉴스사이트의 반열에 올려놓은 경우라고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조만간 한국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겠네요. 너무 큰 기대일지도요.
Posted by 몽양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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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왜 안하긴 2008.12.19 15:5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욕처먹을까봐 글치ㅋㅋㅋㅋㅋㅋ

  2. Favicon of https://sweetwine.tistory.com BlogIcon login 2008.12.19 16: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말이란 것은 실수해도 "그런적 없다","기억나지 않는다","주어가 없었다","그런뜻이 아니었다"로 마무리 지으면서 둘러댈수나 있지만 블로깅이란건 한번 발행하면 영원히~~ 남게 되기에.. 무섭기도 하겠죠

    • Favicon of https://dangun76.tistory.com BlogIcon 몽양부활 2008.12.19 16: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아참, 그 얘기도 언급됐습니다. 참석자 중 한 분은 "정치인은 블로깅을 자주 하면 안된다. 예전 걸 찾아서 말바꿨다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투로 얘기하셨던 걸로 기억이 나네요.

    • 그래서 정치인들을 2008.12.19 19:50  댓글주소  수정/삭제

      싫어하는 겁니다. 언제든 말을 바꿔 빠져 나갈 여지를 만들어 두는 얍삽한 짓거리 하는게 꼴보기 싫은거죠. 사람들이 '사기꾼 기질이 없으면 정치가 못해먹는다'고 얘기하는 건 그런걸 두고 얘기하는 거죠. 말바꾸고 심지어 노선이나 철학 바꾸기도 10단. 말로만 바른 소리만 해대는 의원들, 그러면서 이율배반적으로 행동은 전혀 실천하지 못하는 구캐의원나리들도 이름이 줄줄이 떠오릅니다.

  3. Favicon of https://dangun76.tistory.com BlogIcon 몽양부활 2008.12.19 20: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치인이 블로깅을 하게 되면 결국 그런 족쇄를 하나 걸어둘 수 있지 않을까요? 너무 쉬운 발상이려나. 좀더 좋은 정치인으로 커가기 위해 블로거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 그리고 자신의 입장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은 일관성 있는 정치인으로 자리매김 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블로그가 그들을 바꿀 수도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순진한 상상일 수도 있겠지만요.^^

  4. 우울하다 2008.12.19 21: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런적 없다","기억나지 않는다","주어가 없었다","그런뜻이 아니었다"는 순진한 시각인데요.

    쥐씨라면 컴맹이지만 블로그에 '분명히'적혀있어도 본인이 적은 것이 아니라며 발뺌 혹은 보좌관을 구속시키겠죠.

    어떤 경우에도 먹히지 않을겁니다.

    꿀리면 특기대로 못 들은척 하고 기다리다 엉뚱한 소리하며 상대방 뒷조사에 배후 뒤져 트집잡아 뒤집어 씌워 과하게 괴롭히겠죠.

  5. Favicon of http://blogger BlogIcon 무명씨 2008.12.20 01:11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 잘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정치권과 정부가 하는 짓을 내부에서 똑같이 하고 있다면,
    눈을 감고 귀를 막아야 하는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물론 기자님께서는 블로거 뉴스의 최고 VIP 이시니,
    문제점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시는 지도 모르겠네요.
    정부에 대해 반대하고 비판하는 국민이 탄압받고 차별받는다면
    그것은 옳은 일입니까?
    블로거 뉴스의 모순과 잘못을 비판하는 블로거들이
    불량사용자로 지정되어 차단 당하고 차별받는다면
    그것은 옳은 일입니까?
    나에게는 불이익이 돌아오지 않으니 그냥 외면한다면,
    선생님께서 주장하시는
    깨끗한 정치와 정직한 사회는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블로거 뉴스에서 영향력을 행사하시고 베스트 기자로 선정되신 분들이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불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부조리와 모순, 또는 불법으로 보여지는 일까지 서슴지 않는
    내부(블로거 뉴스)에 대해서는 침묵하는 것은 옳은 것인지요?
    내용적 정당성만 확보한다면 절차적 정당성은 무시되어도 좋은가요?
    고민해보실 생각은, 비판해 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6. Favicon of http://drshawn.egloos.com/ BlogIcon Hwan 2008.12.20 01:2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어찌 보면 참 짧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글쓰는 것이 두렵다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하기가 두렵다는 것이고, 결국은 블로그에 올린 글로 욕 먹는 것이 두렵다는 것이겠죠. 어짜피 글 안 써도 다들 욕먹는 정치판에서 차라리 의원 개인의 솔직한 의견을 블로그에 올리고 직접 국민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 좋은 방법 아닐까 생각합니다.

    인터넷의 의견이 국민 전체의 의견을 반영하지는 못하고, 인터넷을 통해서 소통할 수 있는 국민의 집단은 제한되어 있습니다. 특히 중장년층 이상의 연령층과의 소통은 거의 기대하기 힘들죠. 하지만 10년 20년이 지나면 지금의 인터넷 세대가 사회를 주도하는 중장년층이 될 것이고, 이들과 계속 소통해온 정치 세력이 그들의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보좌관을 통해서 관리하고 보고를 받는 것은 글 쓰는 것 대신 언론에 보도자료 내고 댓글을 읽고 트랙백을 살피는 대신 언론 스크랩을 보고 받겠다는 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즉, 매체만 달라졌지 과거와 똑같은 형태의 소통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런 마인드로 앞으로 정치 변혁을 가져올 세력이 될 수 있을까요?

    • Favicon of https://dangun76.tistory.com BlogIcon 몽양부활 2008.12.20 16: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Hwan님의 의견에 동감합니다. 인터넷 여론을 직접 들을 수 있는 훌륭한 통로를 스스로 거부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조만간 어떤 생각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해보려고요. 이 사회의 고위층이 아닌 여론과 직접 소통하는 채널로 블로그를 활용한다면 국민을 섬기는 정치에 도움이 될 텐데 말이죠.

  7. 한마디로..... 2008.12.20 03: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한마디로 이제 표에 도움 안되니깐 버린거지요.
    2002년 대선때는
    인터넷 민심이 표에도 연결이 되었지요.
    하지만 2007년 대선때는
    인터넷에서 키보드 워리어들이 떠들기만 했고
    정작 표심은 기성세대들의 의중대로 정권교체가 이루어 졌구요.
    (사실 여기에 민주당 대선후보가 좀 약해보인것도 이유가 될것이고 워낙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사람들의 반감이 심했던 터라.....)
    인터넷 표심대로라면 아마 지금 대통령은 문국현씨가 되어야 했겠지요??

    저는 07년 대선때 여론조사 볼때마다 안믿었는데
    이제는 여론조사 믿기로 했습니다.

    왜냐구요??
    무응답<--- 이 인간들은
    어짜피 투표도 '기권'이거든요
    결국 여론조사에 반영된 민심이
    권리를 행사하는 '국민'들의 민심인 것이지요......

    • Favicon of https://dangun76.tistory.com BlogIcon 몽양부활 2008.12.20 16: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말씀 감사합니다. 한마디로 님의 말씀에 한편으론 동조할 수 있으면서도 약간 위험한 측면이 있는 듯하네요. 조만간 제 오마이뉴스 블로그에서 한번 블로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