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는 그날 일어난 사건에 대한 단순한 보고가 아니다. 이러한 사건은 신문의 재활용 과정으로 넘어가자마자 곧바로 그 의미가 약화되고 상실된다. 오히려 뉴스는 여러 세계에 걸쳐 진행된 내러티브와 이야기 과정의 일부인데, 이러한 과정은 모든 시대와 장소의 사람들을 상호 간에 그리고 그들의 환경과 연결시켜준다.”(<저널리즘은 어떻게 민주주의를 만드는가>)


뉴스의 역사는 내러티브와 이야기 저널리즘의 역사였습니다. 저널리즘 역사에서 100여년간 존속해온 역피라미드 기사 형태의 사실 중심적 저널리즘은 결과적으로 신뢰의 하락을 불러왔습니다. 상업주의 저널리즘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죠. 오늘날 ‘신문의 위기’는 신뢰의 위기임과 동시에 ‘사실 보도 저널리즘의 위기’, ‘역피라미드 기사의 위기’이기도 합니다.

블 로그는 어떨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블로그 저널리즘의 발화는 내러티브 중심 저널리즘의 복원을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중심 저널리즘에 묻혀있던 공동체성, 민중성 등이 다시 전면에 등장하도록 추동하는 툴이 바로 블로그라고 본다는 얘기죠. 역피라미드 기사에 담지 못했던, 사실 중심 저널리즘에서 주변화됐던 소재와 인물이 다시 저널리즘의 중심으로 옮겨지고 있음을 저는 발견하게 됩니다.

하 루에 수십 건의 포스트를 읽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역피라미드 형식으로 써내려간 글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기자 블로거들조차 자신의 블로그에서만큼은 이야기체로 글을 전개합니다. 적극적으로 내러티브 형식을 도입하고 있는 블로거들도 적지 않습니다. 왜 일까요?

왜 블로거는 역피라미드로 쓰지 않을까?

기 사체, 사실 중심적 글쓰기를 고집하는 블로거들의 블로그엔 댓글이 많이 붙지 않습니다. 문체에 따라 글을 전개하는 방식에 따라 소통의 정도가 달라진다는 것을 직접 목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역피라미드는 그 자체로 소통 폐쇄적입니다. “음 그렇군”이라는 반응 외엔 울림을 생성해내지 못합니다. 소통와 네트워크의 미디어인 블로그와 궁합이 맞지 않는 것이죠.

얼 마전 ‘스트레이트를 넘어 내러티브로’(안수찬 기자)라는 연구보고서가 출간됐습니다. 안 기자는 “역피라미드 스트레이트라는 기사 장르가 한국 기자들에게 덧씌운 족쇄가 또렷이 눈에 들어왔다”며 “이를 풀어낼 열쇠는 논픽션 내러티브에 있다는 믿음도 강해졌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겠습니다. 저는 한국형 이야기 기사의 주류화를 견인하는 주체가 지금은 언론사 기자가 아니라 블로거라고 생각합니다. 내러티브형 뉴스의 복원과 부활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바로 블로그에 있다는 얘기입니다.

“보도는 사회적으로 배타적인데 반해 이야기는 포용적이다.”


그 렇습니다. 내러티브형(혹은 이야기형) 뉴스의 특장은 ‘대중 포용성’입니다. 내러티브형(혹은 이야기형)는 갈등을 구체적이고 폭넓게 묘사하고 사건의 배경을 이해하는데 적합한 방식입니다. 정보 이상의 뉴스를 전달하는 데 이야기만큼 효율적인 전개 방식은 발견하기 힘듭니다. 그 핵심에 블로그가 존재합니다. ‘장르적 패러다임 쉬프트’에 블로거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지요.

블로그는 이야기 기사를 복원하고 공동체성을 강화하는 데 앞으로도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지금은 블로그가 지닌 저널리즘 전환의 가능성에 대해 인식 강도가 낮은 편이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변화할 것이라고 봅니다.

p.s. 블로그의 등장과 내러티브 시대로의 복귀는 이성, 객관, 사실로 대변되는 근대성의 위기와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지 않을까요? 비약일까요?
Posted by 몽양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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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s://sleepingforest.tistory.com BlogIcon 페이퍼캣 2008.03.13 15: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잘 읽었어요! 제가 좀 어려워하는 단어들이 많았지만요-_ㅠ;;

    • Favicon of https://dangun76.tistory.com BlogIcon 몽양부활 2008.03.13 21:2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죄송합니다. 어려운 단어를 쓰려고 쓴 것이 아닌데. 이런 논의를 해보고 싶다는 의미에서 한번 끄적여본 것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 Favicon of http://latinadesirecloseup.com/dir/italian-hotties BlogIcon italian hotties 2008.05.23 04:1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이 위치는 아니라 유익한뿐 재미있는다!